정신장애인은 다른 유형의 장애인과는 다릅니다. 정신장애는 다른 장애보다 편견과 낙인이 매우 심하기 때문입니다. 정신장애인이 경험하는 장애는 다른 무엇보다도 사회적인 배제와 소외, 그로 인한 고립입니다.
현재의 정신건강의 패러다임은 ‘치료’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더 이상 ‘치료’되지 않는 만성중증장애인은 ‘요양’의 대상으로 취급됩니다. 장년의 중증 정신장애인은 ‘관리’의 대상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재의 정신건강서비스, 정신건강정책입니다. 그런데 왜 치료를 할까요? 사회생활에 참여하기 위한 것입니다. 치료가 목적이 아니라 각자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그런데 ‘치료’와 ‘관리’ 중심 정책은 정신질환자·정신장애인에게 ‘정신병’을 치료해서 ‘낫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신질환자가 20~30여년을 정신병원이나 정신요양시설에 있다면 그 분은 자신의 삶을 산 것일까요?
‘치료’와 ‘관리’ 패러다임 하의 정신건강정책은 정신장애인을 끊임 없이 사회에서 소외시키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정신질환자·정신장애인은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사회생활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인간’으로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전국정신장애인 권익옹호기관은 사회적 배제와 스티그마를 확산시키는 정신건강정책의 희생자인 정신장애인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에 들릴 수 있도록 조력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신장애인 전국권익옹호기관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처럼 학대범죄를 발견해서 피해 구제를 하는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학대를 예방하고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정신장애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에 중점을 둡니다.
우리는 정신장애인에게 특화된 권익옹호기관모델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정신장애인 대상 치료와 재활을 사회 참여를 위한 한 개의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정신장애인의 사회적 공동체를 만들어 정신장애인이 ‘남의 삶’을 살도록, ‘남이 설정해 둔 가치’를 따르도록 억압하는 사회적 굴레를 벗어던지고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런 활동을 통해 자기 목소리를 되찾은 정신장애인이 피폐해진 정신건강 상태에서 살아가는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맑게 솟아 나오는 샘물의 역할을 할 수 있게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이 사업은 정신장애인 권익옹호기관 및 그 프로그램의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아산재단의 지원을 받아 시작되었습니다. 사업기간 동안 우리는 전국의 정신질환자·정신장애인과 함께 하는 권익옹호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