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 공간 난다

칼럼 정신병원에서 채식하기(왈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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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60회 작성일 23-06-2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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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의 공간 난다 칼럼

 

정신병원에서 채식하기

 

회복의 공간 난다 활동가 왈왈

 

  필자는 비건 채식(일체의 동물성 성분을 먹지 않는 채식)10년 정도 했다. 조현병 발병 전인 스무 살 때부터 비건 채식을 실천하고 있었다.

 

  또한 필자는 정신과 보호병동에 두 번 입원했다. 각각 4개월과 2개월 간 입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보호병동과 개방병동 모두에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정신질환 발병 후 병원에 입원하면 급식을 먹게 된다. 종종 급식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정신병원도 있다고 들었다.

 

  급식 강요는 정말 끔찍하다. 음식을 남기지 말라니, 비건 채식인에게 육류, 해산물, 알류, 유제품이 섞인 음식을 먹으라는 것은 폭력이다. 강요는 트라우마를 더욱 심각하게 안겨주며, 정신증상을 더욱 심하게 할 것이다.

 

  다행히 필자가 입원한 병동은 급식을 강요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비건 급식을 달라고 간호사에게 요청했을 때 거절당한 적이 있다. 그 결과는 뻔하다. 고기나 해산물 섞인 음식이 나오면 그날은 굶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식이 있다면 살 만했지만, 그렇지 못한 날에는 기운도 없이 굶어야 했다. 음식을 버리는 건 다반사였다.

 

  사람들은 그렇게 힘들면 억지로라도 음식을 먹으라고들 한다. 하지만 비건을 오래 하게 되면, 일반적인 동물성 음식들에서 역한 냄새와 맛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먹을 수 없다. 논비건(비건 음식이 아닌 음식) 음식을 먹는 것은 나의 사상에 반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더더욱 먹을 수 없다.

 

  그나마 처음 입원했던 병원에서는 급식 노동자분께서 필자가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을 알아차리고 일부러 빼주셨다. 덕분에 살았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은 간호사에게 비건 채식을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후에, 엄마에게 사식을 많이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엄마는 자식인 내가 비건인 것을 알고 있어서 사식을 넣어주셨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수간호사의 면담과 혼냄이었다. 듣기로는 사식을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서 혼을 냈다고 한다.

 

  필자 엄마는 억울했고, 필자는 화가 났다. 그러면 필자는 굶으라는 것인가? 급식으로 채우지 못한 영양소를 사식으로 채우는 것이 뭐가 잘못일까?

 

  급식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비건 채식 급식을 선택할 수 있다면 사식도 포기하고 급식만 먹을 수 있다. 필자는 비건으로 영양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면 그것만 먹을 자신이 있다.

 

  군대도 비건 채식 여부를 조사하는데 하물며 정신병원이라고 안 할 수 있겠는가? 정신장애인이라고 채식인이 없을 거라는 생각은 큰 편견이다. 채식 급식을 제공하는 정신병동이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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