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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랩큐멘터리] 마음의 병 다스릴 스위치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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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지영
댓글 0건 조회 8,782회 작성일 21-10-2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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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분자신경의학연구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전 세계에서 우울 장애를 앓는 환자가 28% 늘어났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 ‘랜싯’에 이달 8일 발표됐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없었어도 우울 장애가 약 2억건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은 전 세계 인구의 25%가 앓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울증이나 조현병 같은 질환은 노동력 상실과 같은 경제적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신질환의 유전적 원인이나 분자생물학적 원리는 아직 다른 질환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분야다. 만약 우울증을 일으키는 유전자나 단백질을 찾아서 제어할 수 있다면 마음 속 병을 스위치를 켜고 끄듯 치료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박상기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분자신경의학연구실은 정신질환을 분자생물학 기법과 신경생물학 기법으로 파헤치는 ‘분자 정신의학’을 연구해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몸속 원리를 하나하나 밝혀내고 있다.

 

박상기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분자 정신의학연구실은 분자에서 행동까지 이르는 정신질환의 다양한 발생 양상을 탐구하기 위해 유전자 연구와 신경세포 분석, 동물 조직, 동물행동실험까지 이뤄지는 연구체계를 구축했다.

2003년 인간 유전체를 파악하는 게놈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정신질환의 유전적 정체가 하나씩 밝혀졌다. 유전자 결함을 추적해 정신질환과 이어지는지를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서다. 최근까지 조현병 원인이 되는 유전자는 약 100가지가 새롭게 발견됐다.
 

연구실은 이중 DISC1 이라는 조현병 유전자에 주목하고 있다. 이 유전자는 조현병이 많이 나타난 스코틀랜드의 한 가계에서 발견됐다. DISC1 유전자에 결함이 생기면 매우 높은 비율로 조현병이 나타난다. 연구실은 유전자가 신경세포 속 교신에 관여하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정도를 조절하는 걸 발견했다. 만약 이 유전자를 제어할 수 있다면 외부 자극에서 조현병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다.
 

연구실은 분자에서 행동까지 이르는 정신질환의 다양한 발생 양상을 탐구하기 위해 유전자 연구와 신경세포 분석, 동물 조직, 동물행동실험까지 이뤄지는 연구체계를 구축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발견한 정신질환의 원리를 활용해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물질을 찾는 연구에도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는 발병 기전을 이해하는 방향의 연구를 많이 수행해 왔다”며 “이제는 이런 분자기전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스위치를 제어하는 방법론을 찾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연구실은 인류의 미래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엿볼 수 있는 창문입니다. 인류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연구부터 실제 인간의 삶을 편하게 하는 기술 개발까지 다양한 모험과 도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연구실마다 교수와 연구원,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열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구자 한 명 한 명은 모두 하나하나의 학문입니다. 동아사이언스는 210개에 이르는 연구실을 보유한 포스텍과 함께 누구나 쉽게 연구를 이해할 수 있도록 2분 분량의 연구실 다큐멘터리, 랩큐멘터리를 매주 수요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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