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소리

정보자료실

[기사] 정신장애인들, 고통과 극복 과정 ‘위트’있게 무대에서 표현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정지영
댓글 0건 조회 9,061회 작성일 21-11-05 15:05

본문


5일 광주서 제4회 우당탕탕 정신고생대회
환청·망각 당사자들 출연…유튜브 생중계
지난해 열린 우당탕탕 정신고생대회에서 정신장애인들이 그간 겪은 고통과 어려움 등을 갖가지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요한빌리지 제공
지난해 열린 우당탕탕 정신고생대회에서 정신장애인들이 그간 겪은 고통과 어려움 등을 갖가지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요한빌리지 제공
조영선(55·광주광역시)씨는 20대부터 양극성 정동장애라는 정신질환을 앓아왔다. 다행히 꾸준한 약물복용과 관리를 하면서 건강이 많이 회복돼 올해부터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정신장애인 동료지원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밤에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올해 정신재활시설 요한빌리지에서 운영하는 ‘당사자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주변 동료들에게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리고 그는 수면 생활 방식을 조금씩 바꾸는 등의 목표를 세워 하나하나 실천하고 있다. 조씨는 남모를 자신의 고충을 생생하게 담은 이야기를 ‘라디오 토크쇼 프로그램’ 형태로 꾸며 ‘제4회 우당탕탕 정신고생대회’ 무대에서 풀어 놓을 참이다.
올해 우당탕탕 정신고생대회는 5일 오후 1시부터 유튜브 생중계로 열린다. 정신장애인들이 살면서 겪는 어려움과 경험 등을 속시원하게 털어놓는 자리다. 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소화누리, 요한빌리지, 송광정신재활센터가 이 대회를 주관한다.

‘우당탕탕! 정신고생대회’는 일본 정신장애인공동체 ‘베델의 집’에서 1993년부터 매년 진행 중인 ‘환청·망상대회’에서 착안해 기획된 행사다. 광주지역에선 2018년 이후 꾸준히 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정기 요한빌리지 사회복지사는 “정신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는 환청·망상은 사회적 편견 때문에 증상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혼자서 고통을 감당하다가 고립되고 병도 심해진다”고 말했다.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들이 겪고 있는 증상과 생활 속의 어려움 등을 동료들과 공유하며 고충을 해결해 나가는 당사자 연구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제4회 우당탕탕 정신고생대회' 홍보물.
‘제4회 우당탕탕 정신고생대회' 홍보물.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은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 감추어왔던 병을 드러내고, 자신들의 솔직한 삶의 고민을 정신장애 동료들과 가족, 주민들에게 이야기한다. 이날 대회에는 광주지역뿐만 아니라 청주정신건강센터(청주), 한울지역정신건강센터(서울) 등에서 활동하는 당사자 11명이 참여해 정신질환의 고충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공개한다. 행사 참가자 유인숙(71)씨는 “처음에는 환시·환청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어 당사자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환청이 나만 앓고 있는 병이 아니라는 것이 위로가 되었다”며 “환청과의 싸움에서 이기려고 할수록 더 외로움을 느껴 이제는 환청과 잘 지내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고 말했다.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요한빌리지 임경미 시설장은 “올해는 정신장애 당사자들의 고생 이야기를 애니메이션, 보이는 라디오 방송, 역할극, 정신고생 페스티벌 등 다채롭고 재미있는 형식으로 펼쳐 보일 예정”이라며 “정신장애 당사자들이 겪는 고생을 위트 넘치게 표현하는 모습을 통해 지역에서 정신장애인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원문 바로가기 :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017978.html#csidx72a47c942df7049bd4b989cf4d43d8c onebyone.gif?action_id=72a47c942df7049bd4b989cf4d43d8c 

회원로그인

회원가입